"서라벌한정식 목동점"
부모님 결혼기념일을 맞이하여 찾아온 한정식집 '서라벌 한정식' 이다. 이곳은 양강중학교 맞은편에 위치해 3층부터 6층까지 사용하고 있다. 주차는 관리인이 있어 발렛파킹을 제공한다.
메뉴로는 '수 정식', '서라벌 정식', '일품 정식', '명품 정식', '수라상 정식' 이 있는데 이 중 '수 정식'은 평일 메뉴이니 대부분 그 외 4가지 메뉴 중 고르게 될 것이다.
이 중 우리는 '일품 정식'을 먹었고 상세 메뉴는 아래 이미지와 같다.
(이미지 출처: http://www.seorabol1.kr/menu/menu-5.html)
메뉴판에도 적혀있듯 계절에 따라서 메뉴가 변경될 수 있으니 방문 전 메뉴판을 확인하고 가도록 하자.
카운터에서 안내를 받아 지정받은 방에서 약 5분에서 10분 정도 기다리면 음식이 나오기 시작한다. 드르륵 방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가장 먼저 준비된 것은 호박죽과 샐러드다. 부드러운 죽을 입안에 한 수저 듬뿍 떠 넣으면 본격적으로 음식을 먹기 전 위가 놀라지 않도록 달래준다. 샐러드는 무난한 편이다.
거의 다 먹을 때쯤 그다음 음식들이 차례대로 입장하기 시작한다.
"본격적인 시작"
호박죽, 샐러드 먹으며 언제쯤 나머지도 나오지? 너무 적으면 어떡하지? 하고 걱정할 때쯤 되면, 칠절판, 육회, 궁중잡채, 활어회, 활광어초밥까지 상 위가 꽉 찰 만큼 한가득 음식이 나온다.
칠절판, 기본적으로 음식은 사람 수에 맞춰 준비되기 때문에 욕심내지 말고 적당히 골고루 섞어서 먹자. 소스를 너무 많이 찍으면 그 맛이 너무 강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끝에 살짝 찍어 먹는 게 좋은 것 같았다.
잡채도 간이 짜지 않아 먹기 좋다. 보통 한정식집을 가면 이처럼 전체적으로 모든 요리가 간이 강하지 않은 것이 특징인 것 같다.
육회는 잘 버무려 배와 함께 먹으면 되는데 아무래도 육회 모양을 만든다고 좀 많이 주물러진 탓인지 살짝 육질이 무른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신선한 느낌이 약간 모자라게 느껴지는데 이건 개인 취향 차이일 수 있다는 것을 참고 바란다.
회는 시원한 돌 위에 올려진 데다 정말 활어를 바로잡은 건지 입안에 넣었을 때 신선하고 식감도 탄탄하다. 회를 좋아하는데 조금 더 나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초밥은 아무래도 초밥기계를 사용한 것인지 살짝 아쉬움이 있지만 회가 맛있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아쉽다는 느낌을 지워주는 음식들"
대략 지금까지 나온 음식을 다 먹으면 그럭저럭 배고픔은 해결된다. 하지만 뭔가 아쉬움이 남아 문쪽을 바라보면 기다렸다는 듯이 다음 음식들이 줄줄이 들어온다. 한가득 나왔던 음식들이 담겼던 접시가 치워지고 다시 한가득 한상 차려진다. 새우튀김, 쇠고기 갈비찜, 삼색 대하찜, 신선로 계절탕, 홍어삼합, 수삼냉채, 자연산송이구이 말로 다 설명하기도 어려울 만큼 계속해서 음식이 들어오니 혹시라도 양이 부족할까 걱정했다면 그런 걱정은 접어도 될 것 같다.
새우튀김은 언제 먹어도 옳다. 깨끗한 기름에 튀겨져 노릇노릇 맛있게 튀겨진 새우는 한입 물면 탱탱한 새우 살이 튀김옷과 같이 입안에서 하나가 된다. 사실 튀겨서 맛없는 게 있을까 싶기도 하다.
수삼냉채와 삼색 대하찜은 밖에서는 쉽게 보지 못한 음식이었다. 몸에 좋은 약이 쓰다 했던가, 솔직히 수삼은 맛있어서 먹었다기보다는 몸에 좋다는 생각에 먹는 음식인 것 같다. 삼향이 꽤 나는 편이기 때문에 삼을 좋아하는 분들은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삼색 대하찜은 보기에도 일단 이쁘다. 알에 어떻게 색을 입힌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지개처럼 화려한 색을 보여주는 대하찜은 무엇보다 그 맛을 궁금하게 만든다.
새우는 통째로 먹는 것이 영양소 섭취에 좋다는 건 알고 있지만, 예전에 새우 머리 먹고 매우 씁쓸한 맛을 봤던 기억 때문에 머리는 먹지 못했다. 그래도 한정식집인데 실제론 맛이 괜찮았겠지 하고 추측만 해본다. 찜으로 나왔기 대문에 껍질도 씹으면 먹을 수는 있지만 식감 자체에 도움을 주지는 못한다. 새우는 절대적으로 개인 취향에 맞춰 먹기를 추천한다.
적당히 쪄낸 갈비찜은 뼈만 잡고 당기면 쏙 빠지는데, 고기도 부드럽고 입안에 들어가면 살살 녹는 갈비찜은 얼마나 오랜 시간 공들였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음식이 너무 한꺼번에 나와 뭘 먹을지 고민하게 만드는데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양이 많지는 않아서 보면 1인분이 얼마큼인지 알 수 있을 정도다. 그처럼 자연산 송이버섯 구이는 한 명당 한 점씩 나오는데 다른 음식들도 그런 것들이 있지만 이건 유난히 그 크기도 작아 더 아쉬워 보인다. 자연산답게 먹으면 입안에 송이버섯 그 특유의 향이 가득 퍼진다. 그래서 더 아쉬운가 보다.
이 집은 찜 요리가 대표인지 홍어삼합에서도 같이 먹는 보쌈이 특히나 맛이 좋다. 홍어는 삭힌 지 며칠 안 된 느낌인데, 나로서는 다행이었지만 본래 삭힌 홍어를 즐기는 분들은 조금 약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신선로는 상 위에서 다시 한 번 초로 데워준다. 덕분에 신선로 바로 앞에 앉은 사람들은 더울 수 있는 것에 주의하자. 모락모락 올라오는 김이 내 쪽으로 다가오면 지금이 겨울인가 싶다. 맑은 국물에 각종 재료들을 같이 올려 먹으면 속도 따듯하게 데워주고 앞에서 먹은 음식들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느낌이다. 여기까지 먹었으면 주된 요리는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6가지 반찬과 된장찌개가 나오는데 전체적으로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된장찌개는 살짝 단맛이 느껴지면서 두부와 같이 밥에 넣고 먹으면 역시 식사로는 이만한 음식이 없는 듯하다. 그 외 반찬들도 전체적으로 정갈하다.
후식으로 나온 식혜를 먹으면 생각보다 많이 먹은 내 위가 소화되는데 도움을 주는 게 느껴진다. 한정식의 신기한 점은 요리 하나하나만 놓고 보면 양도 적고 아쉬운데 결론적으로 다 먹고 나면 배는 이미 부른 상태라는 것이다. 물론 인당 45,000원이 저렴하다고는 할 수 없다. 그래도 부모님 또는 어른분들 모시는데 이만한 메뉴가 없다고 생각한다.
많은 한정식집이 고기 메뉴를 메인으로 포함하고 있는데 반해 서라벌 한정식은 특별히 고기 메뉴를 내세우지는 않는다. 물론 가장 비싼 수라상 정식까지 가면 한우등심구이가 포함되어 있긴 하다. 이전에 고기를 구워주는 한정식집을 간 적이 있는데, 부모님께서는 연기도 많이 나고 여기가 더 좋다고 하신다. 한정식집을 찾는데 꼭 고기를 구워 먹지 않아도 괜찮다면 이곳을 추천한다.
단, 가끔 행사 등으로 인해 방이 없을 수 있으니 미리 예약을 하던가 가기 전에 연락을 해보고 가는 것을 권장한다. 사실 매장 건물이 좀 오래되어 밖에서 볼 때는 별로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음식 자체는 맛있는 편이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본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개인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참고만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