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라벌한정식 목동점"


 부모님 결혼기념일을 맞이하여 찾아온 한정식집 '서라벌 한정식' 이다. 이곳은 양강중학교 맞은편에 위치해 3층부터 6층까지 사용하고 있다. 주차는 관리인이 있어 발렛파킹을 제공한다.


 메뉴로는 '수 정식', '서라벌 정식', '일품 정식', '명품 정식', '수라상 정식' 이 있는데 이 중 '수 정식'은 평일 메뉴이니 대부분 그 외 4가지 메뉴 중 고르게 될 것이다.


 이 중 우리는 '일품 정식'을 먹었고 상세 메뉴는 아래 이미지와 같다.



(이미지 출처: http://www.seorabol1.kr/menu/menu-5.html)



 메뉴판에도 적혀있듯 계절에 따라서 메뉴가 변경될 수 있으니 방문 전 메뉴판을 확인하고 가도록 하자.





 카운터에서 안내를 받아 지정받은 방에서 약 5분에서 10분 정도 기다리면 음식이 나오기 시작한다. 드르륵 방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가장 먼저 준비된 것은 호박죽과 샐러드다. 부드러운 죽을 입안에 한 수저 듬뿍 떠 넣으면 본격적으로 음식을 먹기 전 위가 놀라지 않도록 달래준다. 샐러드는 무난한 편이다.


 거의 다 먹을 때쯤 그다음 음식들이 차례대로 입장하기 시작한다.




"본격적인 시작"


 호박죽, 샐러드 먹으며 언제쯤 나머지도 나오지? 너무 적으면 어떡하지? 하고 걱정할 때쯤 되면, 칠절판, 육회, 궁중잡채, 활어회, 활광어초밥까지 상 위가 꽉 찰 만큼 한가득 음식이 나온다.





 칠절판, 기본적으로 음식은 사람 수에 맞춰 준비되기 때문에 욕심내지 말고 적당히 골고루 섞어서 먹자. 소스를 너무 많이 찍으면 그 맛이 너무 강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끝에 살짝 찍어 먹는 게 좋은 것 같았다.





 잡채도 간이 짜지 않아 먹기 좋다. 보통 한정식집을 가면 이처럼 전체적으로 모든 요리가 간이 강하지 않은 것이 특징인 것 같다.





 육회는 잘 버무려 배와 함께 먹으면 되는데 아무래도 육회 모양을 만든다고 좀 많이 주물러진 탓인지 살짝 육질이 무른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신선한 느낌이 약간 모자라게 느껴지는데 이건 개인 취향 차이일 수 있다는 것을 참고 바란다.





 회는 시원한 돌 위에 올려진 데다 정말 활어를 바로잡은 건지 입안에 넣었을 때 신선하고 식감도 탄탄하다. 회를 좋아하는데 조금 더 나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초밥은 아무래도 초밥기계를 사용한 것인지 살짝 아쉬움이 있지만 회가 맛있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아쉽다는 느낌을 지워주는 음식들"


 대략 지금까지 나온 음식을 다 먹으면 그럭저럭 배고픔은 해결된다. 하지만 뭔가 아쉬움이 남아 문쪽을 바라보면 기다렸다는 듯이 다음 음식들이 줄줄이 들어온다. 한가득 나왔던 음식들이 담겼던 접시가 치워지고 다시 한가득 한상 차려진다. 새우튀김, 쇠고기 갈비찜, 삼색 대하찜, 신선로 계절탕, 홍어삼합, 수삼냉채, 자연산송이구이 말로 다 설명하기도 어려울 만큼 계속해서 음식이 들어오니 혹시라도 양이 부족할까 걱정했다면 그런 걱정은 접어도 될 것 같다.





 새우튀김은 언제 먹어도 옳다. 깨끗한 기름에 튀겨져 노릇노릇 맛있게 튀겨진 새우는 한입 물면 탱탱한 새우 살이 튀김옷과 같이 입안에서 하나가 된다. 사실 튀겨서 맛없는 게 있을까 싶기도 하다.




 수삼냉채와 삼색 대하찜은 밖에서는 쉽게 보지 못한 음식이었다. 몸에 좋은 약이 쓰다 했던가, 솔직히 수삼은 맛있어서 먹었다기보다는 몸에 좋다는 생각에 먹는 음식인 것 같다. 삼향이 꽤 나는 편이기 때문에 삼을 좋아하는 분들은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삼색 대하찜은 보기에도 일단 이쁘다. 알에 어떻게 색을 입힌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지개처럼 화려한 색을 보여주는 대하찜은 무엇보다 그 맛을 궁금하게 만든다.


 새우는 통째로 먹는 것이 영양소 섭취에 좋다는 건 알고 있지만, 예전에 새우 머리 먹고 매우 씁쓸한 맛을 봤던 기억 때문에 머리는 먹지 못했다. 그래도 한정식집인데 실제론 맛이 괜찮았겠지 하고 추측만 해본다. 찜으로 나왔기 대문에 껍질도 씹으면 먹을 수는 있지만 식감 자체에 도움을 주지는 못한다. 새우는 절대적으로 개인 취향에 맞춰 먹기를 추천한다.





 적당히 쪄낸 갈비찜은 뼈만 잡고 당기면 쏙 빠지는데, 고기도 부드럽고 입안에 들어가면 살살 녹는 갈비찜은 얼마나 오랜 시간 공들였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음식이 너무 한꺼번에 나와 뭘 먹을지 고민하게 만드는데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양이 많지는 않아서 보면 1인분이 얼마큼인지 알 수 있을 정도다. 그처럼 자연산 송이버섯 구이는 한 명당 한 점씩 나오는데 다른 음식들도 그런 것들이 있지만 이건 유난히 그 크기도 작아 더 아쉬워 보인다. 자연산답게 먹으면 입안에 송이버섯 그 특유의 향이 가득 퍼진다. 그래서 더 아쉬운가 보다.





 이 집은 찜 요리가 대표인지 홍어삼합에서도 같이 먹는 보쌈이 특히나 맛이 좋다. 홍어는 삭힌 지 며칠 안 된 느낌인데, 나로서는 다행이었지만 본래 삭힌 홍어를 즐기는 분들은 조금 약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신선로는 상 위에서 다시 한 번 초로 데워준다. 덕분에 신선로 바로 앞에 앉은 사람들은 더울 수 있는 것에 주의하자. 모락모락 올라오는 김이 내 쪽으로 다가오면 지금이 겨울인가 싶다. 맑은 국물에 각종 재료들을 같이 올려 먹으면 속도 따듯하게 데워주고 앞에서 먹은 음식들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느낌이다. 여기까지 먹었으면 주된 요리는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6가지 반찬과 된장찌개가 나오는데 전체적으로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된장찌개는 살짝 단맛이 느껴지면서 두부와 같이 밥에 넣고 먹으면 역시 식사로는 이만한 음식이 없는 듯하다. 그 외 반찬들도 전체적으로 정갈하다.





 후식으로 나온 식혜를 먹으면 생각보다 많이 먹은 내 위가 소화되는데 도움을 주는 게 느껴진다. 한정식의 신기한 점은 요리 하나하나만 놓고 보면 양도 적고 아쉬운데 결론적으로 다 먹고 나면 배는 이미 부른 상태라는 것이다. 물론 인당 45,000원이 저렴하다고는 할 수 없다. 그래도 부모님 또는 어른분들 모시는데 이만한 메뉴가 없다고 생각한다.


 많은 한정식집이 고기 메뉴를 메인으로 포함하고 있는데 반해 서라벌 한정식은 특별히 고기 메뉴를 내세우지는 않는다. 물론 가장 비싼 수라상 정식까지 가면 한우등심구이가 포함되어 있긴 하다. 이전에 고기를 구워주는 한정식집을 간 적이 있는데, 부모님께서는 연기도 많이 나고 여기가 더 좋다고 하신다. 한정식집을 찾는데 꼭 고기를 구워 먹지 않아도 괜찮다면 이곳을 추천한다.


 단, 가끔 행사 등으로 인해 방이 없을 수 있으니 미리 예약을 하던가 가기 전에 연락을 해보고 가는 것을 권장한다. 사실 매장 건물이 좀 오래되어 밖에서 볼 때는 별로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음식 자체는 맛있는 편이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본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개인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참고만 부탁드리겠습니다.)

"바람의 언덕에서 느껴보는 거제"


 여수를 뒤로하고 부지런히 달려 도착한 다음 목적지는 '바람의 언덕'이다. 해금강 주변에 위치한 바람의 언덕은 촬영장으로도 유명하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 풍경을 즐기고 있었다.


 주차장은 유료지만 시간제한 없이 3천 원이기 때문에 바로 떠날 예정이 아니라면 괜히 멀리 오르막길에 세우지 말고 주차장에 세우는 것이 시간도 아낄 수 있고 편하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바람의 언덕을 바라보면 이국적인 분위기 물씬 풍기는 네덜란드 풍자가 있어 위쪽 분위기를 궁금하게 만든다.


 열심히 계단을 올라 위로 오르면 바람의 언덕 앞에 펼쳐진 바다가 보인다. 커플, 가족단위 여행객들이 많아 보이는데 그렇다고 혼자 가는 게 안 좋다는 것은 아니다.






"석양이 아름다운 바람의 언덕"


 여수에서 이곳까지는 거리가 상당해 부지런히 달려서 왔지만 슬슬 해가 산 너머로 넘어가는 중이었다. 덕분에 잔잔한 바다 위를 수놓는 석양빛에 어우러진 바람의 언덕을 경험할 수 있었다. 부랴부랴 카메라를 꺼내 셔터를 눌렀지만 이 모습을 카메라로 온전히 전하지 못해 아쉽다.





 바람의 언덕뒤편으로 산 둘레를 따라 등산로가 존재했지만 여행의 목적과도 맞지 않고, 시간도 점점 저녁이 되어 가고 있어 다시 되돌아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목에서 내려다 본 바람의 언덕은 석양빛과 풍차가 어우러져 그 이국적인 모습이 여기가 거제라는 사실을 잊게 한다.






"가을을 느낄 수 있는 바람의 언덕"


 가을 하면 역시 갈대를 빼놓을 수 없다. 바람의 언덕은 전체적으로 갈대가 숲을 이루고 있고 바다를 배경으로 자리한 갈대들은 어느 것 하나 모자람 없이 지금이 만연한 가을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넓은 들판에서만 바라보던 갈대가 이렇게 또 바다와 잘 어울리는지를 이번 기회에 알 수 있었다.






"바람의 언덕을 내려오며"


 바람의 언덕은 언덕 밑에 작은 항구가 자리하고 있어 배들도 많고 바다 위로 걸어가는 다리 같은 시설도 있다. 올라가기 전에 봐도 좋지만 언덕을 먼저 보고 내려와서 시간 여유가 있다면 여유롭게 보는 것을 추천한다.






"가을에 찾은 학동몽돌해변"


 학동몽돌해변은 이름 그대로 몽돌이 깔려 있고, 학이 날아오르는 지형이라 하여 학동몽돌해변이라고 부른다. 이미 여름이 지난 해변은 뜨거운 열기 대신 차분한 분위기가 가득하다. 조용히 해변에 서서 파도가 넘나드는 소리를 듣고 있다 보면 바쁜 여행 중에서도 여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가을 바다는 생각보다 바람이 불어 쌀쌀하기 때문에 저녁에 도착할 것 같다면 가벼운 외투는 추가적으로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살짝 아쉬운 부분은 특별히 주차장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는 것인데 어쩔 수 없이 다른 차량들처럼 길가에 세우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는 것 같았다.





 조금 흔들려서 아쉽긴 하지만 파도소리를 기억하기 위해 촬영한 영상이다. 다음 여행 시에는 삼각대도 하나 있으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기만 했다.






"거제도 백반집 중앙식당"


 몽돌해변까지 둘러본 뒤 숙소인 애드미럴 호텔에 짐을 풀고 저녁을 먹기 위해 바로 나왔다. 생각보다 시간이 늦어 간단히 먹을까 했지만 기왕 거제도까지 왔으니 검색이라도 해보자는 생각에 검색하니 바로 나오는 중앙식당. 백종원의 3대 천왕에 나온 곳이라고 하고 숙소에서도 멀지 않아 큰 고민 없이 바로 결정했다.





 기본 2인 기준이지만 나처럼 혼자 오는 손님이 많아서인지 1인 정식도 준비되어 있다. 단, 혼자 먹을 때는 만 원으로 2인 이상일 때 보다 조금 비싸다. 처음엔 1인분보다 비싸다는 생각에 별로 기분이 좋진 않았지만 곧 준비되어 나오는 제육과 반찬으로 보고는 그 생각은 싹 사라졌다. 이 정도 양에 이 정도 구성이면 만 원이면 비싼 게 아니라고 생각된다. 물론 혼자 먹기에는 좀 많아 혼자 방문할 계획일 때는 미리 고민을 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맛은 살짝 단 편이다. 매콤한 제육볶음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다행히 나는 매운 것보단 이런 맛을 선호하기 때문에 맛있게 남기지 않고 모두 먹을 수 있었지만 매콤한 제육볶음이 먹고 싶은 분들은 참고해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주문 시 요청하면 매콤하게 가능할 수도 있지만 난 시도해보지 않았다.




"거제도 옥포항"


 배부르게 저녁을 먹고 바로 숙소로 들어가긴 아쉬워 검색해보니 식당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옥포항이 있어 소화도 시키고 항구도 구경할 겸 걸어가 보기로 했다.





 옥포항 주변에 공원이 하나 있는데 곧 행사가 있는지 또는 있었는지 공원 곳곳에 등불이 설치되어 있었다. 방문했을 때는 행사기간이 아니라 불이 켜진 등불은 없어서 아쉬웠다. 항구를 배경으로 바다를 따라 등불이 모두 밝혀지면 이쁠 것 같은데 무슨 행사인지 알아보고 담엔 시기를 맞춰서 와봐야겠다.





 여행 중 만난 소중한 한마디 정말 바르게 살기 위해 노력하자.






"다시 숙소인 애드미럴 호텔로"


 항구에서 다시 숙소로 길을 따라가다 보면 거제도가 거주하는 외국인이 많은지 그들을 대상으로 한 술집이나 음식점들을 여럿 볼 수 있다. 시간 여유가 있었다면 들어가서 분위기를 느껴봤겠지만 이미 늦은 시간에 다음날도 바삐 움직여야 해서 서둘러 숙소로 향했다. 중간에 롯데마트가 있어 반가운 마음에 찍어봤다.





 애드미럴 호텔은 겉과 실내가 나름 깔끔하게 잘 운영되고 있는 호텔이었다. 거제도에 위치한 3성급 호텔로 지어진 시기는 좀 되어 보이지만 관리가 잘 된듯하다. 내부에서는 세월만큼 클래식한 느낌도 나서 하루 쉬기에는 나쁘지 않은 호텔이었다. 나름 저렴하고 깔끔하게 1~2일 숙박할 곳을 찾는다면 괜찮다. 단, 가격과 3성급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 너무 큰 기대는 하면 안 될 것 같다.


 추가적으로 부지가 넓어 주차공간은 여유로운 편이다. 아무래도 차로 여행하다 보니 주차장을 계속 신경 쓰게 되는 것 같다.




 부지런히 움직인 몸을 쉬고 다음날을 준비하기로 한다.


2일차: 여수 → 바람의 언덕 → 학동몽돌해변 → 중앙식당 → 옥포항 → 숙소(애드미럴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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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펼쳐진 여수 바다"


 여행 중이라 그랬는지 늦게 잔 것에 비해 이른 시간에 눈이 떠졌다. 그 어느 때보다 부지런히 밖으로 나갈 준비를 마쳤다.


 첫날 묶었던 숙소(B&F HOTEL)는 주차장이 좁아 다른 차들이 조금만 선을 지키지 않아도 세울 수 있는 장소가 많이 없어진다. 만약 이 주변 숙소를 묶는다면 근처 공영주차장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확실히 지방이라 밤새 세워도 이용료는 얼마 나오지 않았다.





 원래 숙소에 예약했던 오션뷰 객실이 더블 부킹이 되는 일이 생겼다. 숙소에서는 다른 방이 하나 남아있는데 괜찮냐고 물어봤고 나는 어차피 혼자 온 여행에 숙박이 저렴할수록 좋았기에 동의하고 다른 방을 이용했었다.


 방을 정리하고 밖으로 나오니 호텔 바로 앞에 바다가 자리하고 있었다. 전날에는 밤에 도착해 있는지도 몰랐더니 바다가 너무 가까이 있으니 이럴 줄 알았으면 전날 오션뷰 방을 이용하겠다고 좀 더 우겨볼 걸 그랬다. 건물들을 뒤로하고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니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찾아가는 향일암"


 바다를 보며 여유롭게 산책이라도 할까 했지만 전날 시간이 없어 결국 돌아왔던 향일암을 꼭 보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다시 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숙소가 있던 학동에서 돌산까지는 생각보다 거리가 멀다. 심지어 길에 차도 많아 결국 예상보다 늦게 도착했다. 평일에는 꽉 막혀 움직이지도 못하는 거리라고 하니 조금 여유롭게 움직이는 게 좋겠다.


 전날의 경험으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향일암으로 걸어갔다. 걸어가는 길에는 역시나 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고 움직일 생각이 없어 보인다. 돌아가는 차들도 여럿 보이는데 역시 방문할 예정이라면 분위기를 보고 주차장을 이용하자.





 금오산 향일암(金鰲山向日庵)이라고 적힌 일주문이 보이는 입구에 도착했다. 일주문 뒤로는 향일암을 향한 긴 돌계단 길이 보였다.


 매표소에서 향일암 가는 길은 계단으로 가는 길과 일반적인 오르막길 두 가지가 있다. 보통 많은 사람들이 계단으로 올라가서 내리막 길로 내려오는 것으로 보이고 물론 나도 그렇게 이용했지만 계단을 오르기 힘든 경우에는 그 반대로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계단은 생각보다 가파르고 높아 땀이 많이 난다. 원래 땀이 많은 채질인 나는 매표소에서 이미 생수 하나를 사서 길을 걸었다. 입장료는 2천 원 생수는 천 원이라 3천 원 정도는 준비해서 가는 게 좋다.





 주말이라 많은 사람들이 향일암을 향해 계단을 오르고 있다. 둘러보면 나처럼 한 손에 생수통 들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10월 중순이지만 날씨가 좋아 금방 땀이 흐른다.





 햇살이 내리쬐는 맑은 날씨에 기분은 좋지만 점점 지쳐간다. 힘들어질 때마다 귀여운 불상들이 하나씩 반겨주는데 모습과 달리 밑에는 진지한 글들이 적혀있다.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모르겠지만 같이 불상과 같이 사진 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금오산"


 천천히 계단을 올라가다 보면 중간지점에 조망대와 쉼터가 자리하고 있다. 다들 계단을 올라오느라 힘들었는지 많은 사람들이 쉼터에서 쉬고 있다.


 조망대에서 바다를 향해 바라보면 금오산(金鰲山)이라는 이름처럼 섬에서 튀어나온 부분이 정말 자라의 머리처럼 보인다. 마치 바다 위에서 헤엄치는 거대한 자라 위에 있는 것만 같다.






"드디어 향일암 도착"





 조망대에서 바다를 보며 잠시 땀을 식히고 다시 걸어가다 보면 불이문(不二門) 이 보인다.


 이 문은 거대한 바위 틈 사이에 나있는 통로인데 그 앞에 서면 밖에선 생각지 못했던 모습이 펼쳐진다.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이 틈은 대략 성인 한 명이 지나갈 만큼 벌어져 있고, 반대쪽으로 갈수록 점점 좁아져 덩치가 있는 사람들은 불편할 수도 있겠다.





 불이문을 통과해 바로 보이는 바윗길 사이로 조금 더 올라가면 드디어 향일암 경내가 보이기 시작한다.


 4대 관음 기도도량 중 한 곳인 향일암에는 기도를 드리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방문 중이었다. 이 많은 사람들을 보고 있으니 밖에 길게 줄 서있던 차들도 이해가 된다. 주말에 곧 다가오는 수능까지 있어 더 많은 사람이 몰린 모양이다.





 대웅전 근처에 있는 범종각. 이 범종각은 2009년에 절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다행히도 피해를 입지 않아 그대로 남아있는 것들 중 하나라고 한다. 추가적으로 향일암은 화재 후 건물들을 새로 지은 상태다. 최대한 과거 모습과 같게 재건했겠지만 분명 변한 것도 있을 것이다. 이런 문화재가 훼손되지 않도록 방문 시에는 주의 또 주의해야 한다.


 향일암은 새해 일출로 유명한 곳이기 때문에 새해를 맞아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한다. 아마 그때 타종도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저 거대한 종이 울리는 모습을 보지 못해 아쉽긴 하지만 다음 기회에 들어보기로 하고 다시 걸었다.





 대웅전 옆으로 바위틈으로 좁은 길이 나있는데 이 길을 통과하면 드디어 관음전에 도착할 수 있다. 통로가 좁고 사람이 많아 내부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사람 한 명도 지나가기 쉽지 않은 길이다. 이런 길을 어떻게 발견해서 이곳에 절을 지었는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관음전 옆에는 바다로 바라보는 방향으로 관음보살 상이 자리하고 있고 그 앞에는 기도를 올릴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시기가 시기인지라 관음 전안에도 몇몇 사람들이 기도를 올리고 있었고, 사진을 찍지 말아 달라는 안내표지가 있어 내부는 찍지 못했다.





바다 쪽을 바라보면 평평한 바위가 보이는데 그 위에 작은 글씨로 '원효 스님 좌선대' 라고 적혀있다. 향일암을 지은 원효대사가 기도를 했던 장소인데, 그 당시에 저 바위 위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어떤 심정으로 이 절을 지었을지 궁금하다.





 금오산이라는 이름처럼 자라가 이곳의 상징인 모양이다. 경내 곳곳에는 자라 모양의 장식물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고, 놓치기 쉬운 작은 장식부터 큰 석상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 가만히 보고 있다 보면 이것도 자라인가? 하는 것처럼 이런 소소한 것들을 발견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향일암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인 것 같다.





 관음전에서 다시 왔던길을 돌아 대웅전, 삼성각을 지나 향일암 밖으로 나오면 계단이 아닌 오르막길이 보인다. 이 길이 입구까지 쭉 이어져 있기 때문에 올라 올 때 계단이 아닌 이 길로 올라와도 아무런 문제는 없다.





 내려오는 길에 사람들 다니는 걸 구경하듯 자라 모형 하나가 굴속에서 쳐다보고 있다. 이런 곳에도 있네 하고 맘속으로만 웃으며 다시 길을 내려왔다. 올라갈 때와는 달리 이 내리막길은 별로 길지 않아 입구까지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임포리에 위치한 향일암으로 올라가는 길, 돌산은 갓김치가 유명해 이 길 좌우에 많은 가게에서 갓김치를 팔고 있다. 물론 갓김치 외에도 다양한 음식을 파는 식당들이 있는데, 일반적인 등산로 입구에 위치한 다른 지역 음식점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향일암에서 먹은 해물라면"


 향일암을 둘러보고 내려왔을 때도 여전히 차들은 길게 늘어서 움직일 생각이 없어 보였다. 역시 차를 가지고 온다면 가급적 입구에 있는 휴게소에 주차를 하고 오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유료이긴 하지만 그래서 그런지 이렇게 차가 많은데도 생각보다 주차장에는 계속 빈자리가 곳곳에 보인다.





 휴게소에서 주문한 해물라면, 아침에 서두르느라 아무것도 못 먹고 나온 상태에서 금오산, 향일암까지 한 바퀴 돌고 오니 이 상태로는 도저히 그냥 갈 수 없을 것 같아 휴게소 한쪽에 자리해 해물라면을 주문했다.


 사실 큰 기대 안 하고 주문했던 해물라면이었는데 그 안에는 굴을 비롯한 해산물이 꽤 푸짐하게 들어가 있다. 갓김치가 유명한 지역답게 반찬으로 갓김치가 나오는데 이 갓김치를 라면에 같이 올려먹으니 입안에 만족스러움이 가득해진다.





 내려오는 길 여수 바다 뒤로하고 다음 목적지인 거제로 향한다.


2일차: 숙소(B&F 호텔) → 향일암 → 거제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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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남도여행 그 첫날, 여수를 향해


"꽉 막힌 고속도로를 지나"


 10월 13일, 뒤늦은 여름휴가를 보내기 위해 남쪽으로 향했다.


 내 나름대로의 남도여행 그 첫 목적지는 여수다.




 토요일 고속도로는 말 그대로 주차장이었다. 예정보다 1시간 늦게 출발한 덕분에 고속도로에서는 그 몇 배를 더 보내게 되었다.

 

 총 이동거리 400km, 쉬엄쉬엄 가기에는 먼 거리였기에 최소한 절반은 지난 뒤 쉬고 싶었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여산 휴게소. 꽤 멀리 왔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주차장 같았던 고속도로 덕분에 이미 여수에 도착하고자 했던 시간은 멀어져 버렸다. 아침도 못 먹은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호두과자를 사와 차에 다시 앉았다. 하나씩 집어먹다 보니 다시 출발할 때는 남아있는 호두과자가 없었다.






"드디어 도착, 하지만 뒤로한 향일암"


 휴게소를 나와 다시 고속도로를 달리기를 수 시간 드디어 내비게이션에 입력했던 향일암 휴게소에 도착했다. 미세먼지 가득했던 곳에서 벗어나 하늘을 보니 새삼 내가 여행을 왔다는 것이 실감됐다.

 

 향일암 휴게소를 지나 조금 가니 주말이라 그런지 자동차가 길게 늘어서 움직이지 않았다. 아직 약속시간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 기다려보기로 하지만 20분이 지나도록 제자리걸음이었다.

 

 약속시간까지 이동하기 위해선 슬슬 다시 출발해야 하는 시간 결국 향일암은 포기하고 차를 돌려 약속 장소로 향했다.





 움직이지 않는 차에서 도착했다는 즐거움에 찍은 사진 이때까진 아직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다. 애초에 예정 시간에만 나왔어도 볼 수 있었을 거라고도 생각해본다.


 추가적으로 내비게이션에 입력했던 향일암 휴게소에서 유료주차장을 운영한다. 주말이라 그런지 선불로 5천 원이었지만 소중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다. 물론 일찍 나와 차가 없다면 마을까지 가도 좋겠지만, 이미 늦었다면 고민해보길 추천한다.






"아쉬움을 달래는 사진 찍는 곳"


 친구와 약속한 장소는 '여수 수산물 특화시장'이라는 곳으로 향일암이 있는 돌산을 다시 빠져나가야 한다. 가는 길 중 바닷가 쪽으로 '사진 찍는 곳'이라는 푯말이 있는 꽤 넓은 공터가 있다.


 주차공간도 마련되어 있고, 작지만 전망대도 있어 사진 찍기에 좋은 곳이었다. 향일암을 보지 못해 아쉬웠던 마음을 잠시 들려 달랬다.






"아쉬울 만큼 맛있던 회"


 잠시만 있어야지 생각했던 곳에서 너무 많이 머물러 서둘러 다시 약속 장소로 향했다. 돌산을 빠져나가 약속 장소로 가기 위해서는 돌산대교를 건너야 하는데 차는 많은데 진입로는 관리가 안 되고 있었고 심지어 편도 1차선이었던 다리 위를 걸어가듯 건넜다. 관광객도 많은데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돌산대교에서 너무 지체되어 결국 약속시간에는 조금 늦었다. 기다렸던 친구와 함께 바로 시장에 들어가 바로 앞에 있던 가게에서 참돔 한 마리를 구매했다. 여느 수산시장과 마찬가지로 2층에 식당이 있었고 올라가 자리를 잡았다.





 첫 식사라 조금만 먹고 이동하자는 생각에 작은 걸로 골랐는데, 먹다 보니 사라지는 회가 너무나 아쉬웠다. 탄탄한 식감에 씹을수록 느껴지는 담백한 맛이 식욕을 자극했다. 가격도 서울에 비하면 저렴한 듯했는데 이럴 줄 알았다면 차라리 여유롭게 큰 걸로 먹을 걸 그랬다고 이야기했다.




"여수의 핫 플레이스, 포차 거리"


 너무나 빨리 사라진 회가 아쉬웠지만 더욱 아까운 시간이 흐르고 있었기에 유명하다는 근처 포차 거리로 향했다.


 나름 핫 플레이스라고 알려진 만큼 많은 사람들이 포차에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빼곡히 앉아 있었다. 여유롭게 지내기 위한 여행인데, 너무 복잡한 것 같아 간단히 구경만 하고 이동하기로 했다.





 포차 거리 바로 옆에 있는 바다에는 유람선도 많이 돌아다니고 있었고, 우리처럼 구경만 하며 지나가는 사람도 많았다.





 친구도 오랜만에 온 이순신 광장이었는지 처음 봤다는 꽤 높은 곳에 위치했던 카페. 사람도 많고, 카페도 이뻐 보였지만 이미 너무 늦은 시간이라 다음으로 기약했다.





서울의 홍대처럼 곳곳에 버스킹 하시는 분들도 있다. 내가 찾아간 시기에는 몇 분 없었지만 성수기에는 더 많지 않을까?





 낭만과 추억이 함께하는 여수 밤바다, 낭만을 찍기엔 내 사진 기술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다.




"이순신 광장과 거북선"


 이순신 광장이라는 이름처럼 공원에는 거북선 모양의 전시관이 있다. 내부에는 당시 상황을 재현해놨다.





내부는 1, 2층으로 생각보다 넓게 구성되어 있었다.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너무 좁고 높아서 애들은 조심해야 할 것 같다. 2층으로 다시 올라올 때 보인 장군복 없는 장군복 걸이 처음부터 없었는지는 모르겠다.


처음 이순신광장에 도착했을 때부터 시끌시끌하다 했더니 광장에서 동대항가요제가 진행 중이었다. 시간 여유가 있었으면 조금 구경하고 가고 싶었지만 어느새 시간이 많이 흘러 한 곡 정도만 듣고 바로 떠났다.






"정신없던 하루의 마무리"


 여수시청을 중심으로 반대 방향에 위치했던 숙소였기 때문에 빠르게 이동해 도착한 숙소에서는 더블 부킹 되었다며 다른 방으로 변경하는 해프닝도 있었지만 이것도 결국 추억일 것이다.


 숙소에 오늘 하루 종일 들고 다녔던 짐들을 두고 바로 근처 술집으로 향했다. 숙소 근처가 바로 번화가라 술집 찾기는 쉬웠다. 한잔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카메라를 두고 나가긴 했는데 사진을 정리하고 보니 음식 사진은 오직 이 새우튀김 하나만 있었다.





 시간은 어느덧 흘러 12시가 넘어 슬슬 자리를 정리했다.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움직였던 터라 숙소에서 멍하니 누워 오늘을 정리하며 잠들었다.


1일차: 서울 → 여수 향일암 → 여수 수산물 특화시장 → 여수 이순신 광장 → 여수 시청 근처 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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